최근 ‘엔젤투자자는 어떤 창업가에 투자하는가?’라는 책을 읽고 경남에도 유익한 조언이 많이 담겨 있어 짧게 소개한다. 이 책 저자 브라이언 코헨과 존 카도르는 지금이 창업가의 꿈을 이루기에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시대라고 한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소자본으로 하루아침에 회사를 세울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홍보는 물론 피드백도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그 아이디어를 지원하고 더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자금과 엔젤투자자, 멘토 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에 투자유치는 성공을 향한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위한 발판과도 같다.
정말 엔젤투자의 발상지다운 분석이다. 세계적인 기업인 구글, HP, 시스코, 테슬라,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팔, 인스타그램 등 미국의 대표적 IT 기업뿐 아니라 나이키, 갭 등 소비재 기업들도 엔젤투자로 성장했다. 우리 경남의 현실에 비춰 보면 부러운 심정이다. 지금 당장의 우리 현실은 좋지만은 않다. 현재 경남의 엔젤투자클럽은 8개, 투자 가능 회원수는 375명으로 전국의 264개 엔젤클럽, 전체 약 6300명에 비해 엔젤클럽 수는 3.0%에 불과하고 등록 엔젤 회원수는 5.9%로 경남의 인구, 대기업 수에 비하면 수도권에 비해 매우 열악한 상태이다. 특히 최근 3년간 엔젤클럽과 회원수는 답보 상태이다.
14년간 2개의 엔젤클럽을 창립하고 엔젤투자 관련 공동IR을 약 80회 개최하며 활동한 경험을 비춰 보면 우리 지역은 기업과 업종 면에서 좋은 여건이다. 그럼에도 젊은 청년들이 다른 대도시로 빠져나가고 있어 창업 생태계 확대가 중요하다고 본다.
엔젤투자는 창업과 투자 생태계, 스타트업의 성장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스타트업의 성장은 경남 청년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경남의 금융기관과 성공한 중견·중소기업인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적극적인 엔젤·벤처투자 활성화와 지역펀드 조성에 나설 때 경남의 추락하는 성장 동력을 되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행 방법으로는 창업 유관기관, 경남지역 투자기관과의 협업 강화가 필요하다. 21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경남지역 엔젤클럽·AC·VC협의회는 경남의 창업 허브 기관인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롯해 동남권엔젤투자허브와 탄탄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성공한 기업인들이 대거 포진한 경남벤처기업협회, 경남이노비즈협회, 경남중소기업대상수상기업협의회와도 최근 지역 창업과 투자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창원상공회의소 등 유관기관과도 협업을 강화해 공동IR 행사를 통한 아이템이 우수한 창업가를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성공한 기업인과 엔젤들이 멘토링을 지원하며 초기엔젤 투자가 점차 확대된다면 우수한 아이템을 보유한 청년들이 경남을 떠나지 않고 창업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울러 지자체와 지역 창업 기관의 엔젤투자 교육도 더해진다면 더 좋은 체계가 마련될 것이다. 그 방안으로는 적격 엔젤 양성교육,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른 개인투자조합 업무집행 조합원(GP) 양성교육, 전문 개인투자자 양성 교육과정 등이 경남에 개설되길 기대한다.
이문기(경남지역엔젤클럽·AC·VC협의회장)
출처 : https://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451096 (경남신문, 25.01.12)